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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두 장을 뽑아도 공통 그림이 딱 하나뿐인 카드는 어떻게 만들까: 유한기하학의 세계

전 세계적 히트 보드게임 『도블(Dobble / Spot It!)』에 숨겨진 유한사영평면 PG(2,q), 파노 평면(Fano Plane), 갈루아 체 위의 동차좌표, 오일러의 36장교 문제, 브룩-라이저-초울라 정리, 그리고 크레이-1 슈퍼컴퓨터의 10차 비존재 증명과 12차 미해결 문제까지 완벽 해설.

동그란 틴케이스에 담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파티 게임 『도블(Dobble, 북미명: Spot It!)』을 해본 적이 있는가? 규칙은 놀라울 정도로 간단하다. 둥근 카드마다 눈사람, 열쇠, 선글라스, 닻, 하트, 공룡 같은 다채로운 그림(기호)이 한 장당 8개씩 서로 다른 크기와 각도로 그려져 있다. 카드 더미에서 임의의 두 장을 뒤집어 놓았을 때, 두 카드에 공통으로 그려진 그림을 가장 먼저 찾아 이름을 외치는 사람이 승리한다.

이 게임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누구나 강렬한 수학적 경이로움을 느낀다. 바로 “카드 더미에서 어떤 두 장을 뽑아 비교하더라도 공통된 그림이 반드시 존재하며, 그것도 정확히 단 1개만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공통 그림이 2개 이상 겹치는 일도 없고, 아예 없는 일도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이 작은 장난감 통 속에는 19세기부터 20세기에 걸쳐 완성된 순수수학의 결정체——유한사영기하학(Finite Projective Geometry), 갈루아 체(유한체 $\mathbb{F}_q$), 그리고 조합 디자인 이론(Combinatorial Design Theory)——이 고스란히 봉인되어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카드 한 장당 그림 수를 $k$개로 바꾸면 어떨까?“라고 묻는 순간, 우리는 레온하르트 오일러의 ‘36인의 장교 문제(1782)’, 브룩-라이저-초울라 정리(1949), 크레이-1(Cray-1) 슈퍼컴퓨터로 2,000시간 동안 계산해 증명한 ‘위수 10의 비존재 정리(1989)’, 그리고 현대 수학 최대의 미해결 난제 중 하나인 ‘위수 12의 유한사영평면(카드당 그림 13개, 총 157장)은 존재하는가?’의 최전선으로 직행하게 된다는 점이다.


제1장: 『도블(Spot It!)』 틴케이스 속에 숨겨진 3가지 수학적 미스터리

시중에서 판매되는 도블의 틴케이스를 열어보면 55장의 카드가 들어 있고, 각 카드에는 8개의 그림이 인쇄되어 있다. 만약 게임 디자이너가 아무런 대수적 설계도 없이 수작업으로 이 카드를 만들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57종류의 그림 중 8개를 고르는 조합의 수는 다음과 같다.

$$\binom{57}{8} = \frac{57 \times 56 \times 55 \times 54 \times 53 \times 52 \times 51 \times 50}{8!} = 1,652,411,475$$

무려 약 16억 5,241만 가지의 후보 중에서 ‘어느 두 장도 정확히 1개의 그림만 공유한다’는 제약 조건을 만족하는 카드 묶음을 무차별 대입(Brute Force)으로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기서 세 가지 근본적인 수수께끼가 떠오른다.

  1. 첫 번째 수수께끼(최대 카드 매수와 사라진 2장): 카드 한 장에 $k = 8$개의 그림을 그릴 때, 수학적으로 만들 수 있는 최대 카드 수는 몇 장일까? 정답은 57장(그림 종류도 57종)이다. 그렇다면 왜 시판용 도블에는 57장이 아니라 55장만 들어 있을까?
  2. 두 번째 수수께끼(대수적 설계 알고리즘): 시행착오 없이 단번에 57장의 카드 구성을 뽑아내는 대수적 공식은 무엇인가?
  3. 세 번째 수수께끼(금지된 그림의 개수): 카드당 그림 수 $k$를 바꿔보자. $k=3$(7장), $k=4$(13장), $k=5$(21장), $k=6$(31장), $k=8$(57장)짜리 도블은 완벽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있는 $k=7$(카드당 그림 7개, 43장)이나 $k=11$(카드당 그림 11개, 111장)짜리 도블은 우주 전체의 어떤 천재나 슈퍼컴퓨터도 절대로 만들 수 없다. 왜 특정 숫자만 수학의 법칙에 의해 엄격히 금지되어 있을까?

제2장: 유클리드 기하학에서 사영기하학으로 —— 무한원점과 쌍대성의 마법

2.1 평행선이라는 ‘예외’를 제거하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유클리드 평면 기하학($\mathbb{R}^2$)에서는 다음 두 성질이 성립한다.

  • 성질 A: 서로 다른 두 점을 지나는 직선은 오직 하나 존재한다.
  • 성질 B’: 서로 다른 두 직선은 오직 한 점에서 만난다——단, 두 직선이 평행할 때는 만나지 않는다.

15세기 르네상스 시대의 원근법 화가들과 17세기 프랑스 수학자 지라르 데자르그(Girard Desargues), 19세기의 장빅토르 퐁슬레(Jean-Victor Poncelet)는 지평선 위의 소실점(Vanishing Point) 개념을 수학으로 끌어올려 평행선의 예외를 제거했다.

  1. 무한원점(Point at Infinity)의 추가: 같은 기울기 $m$을 갖는 모든 평행선 다발에 대해 새로운 이상점 $P_\infty(m)$을 하나씩 추가하고, 기울기 $m$인 모든 직선이 $P_\infty(m)$을 지난다고 약속한다(수직선 다발은 $P_\infty(\infty)$를 지난다).
  2. 무한원직선(Line at Infinity)의 추가: 모든 방향의 무한원점 $\{P_\infty(m)\}$을 하나로 묶어 지나는 새로운 직선 $\ell_\infty$(지평선)를 한 줄 추가한다.

이제 평행했던 두 직선도 무한원점 $P_\infty(m)$에서 정확히 한 번 만나며, ‘평행’이라는 예외가 완전히 사라져 모든 두 직선이 예외 없이 단 한 점에서 교차하게 된다!

2.2 사영평면의 3가지 공리와 쌍대 원리(Principle of Duality)

점의 집합 $\mathcal{P}$, 직선의 집합 $\mathcal{L}$, 결합 관계 $\mathcal{I} \subset \mathcal{P} \times \mathcal{L}$로 이루어진 구조 $(\mathcal{P}, \mathcal{L}, \mathcal{I})$가 다음 세 공리를 만족할 때 이를 사영평면(Projective Plane)이라 부른다.

  • 공리 P1: 임의의 서로 다른 두 점 $P, Q \in \mathcal{P}$를 동시에 지나는 직선 $\ell \in \mathcal{L}$이 유일하게 존재한다.
  • 공리 P2: 임의의 서로 다른 두 직선 $\ell_1, \ell_2 \in \mathcal{L}$이 동시에 지나는 교점 $P \in \mathcal{P}$가 유일하게 존재한다.
  • 공리 P3(비퇴화 4점 공리): 어느 세 점도 한 직선 위에 있지 않은 일반 위치의 점 4개가 적어도 한 쌍 존재한다.

공리 P1과 P2에서 ‘점’과 ‘직선’이라는 단어를 서로 맞바꾸어도 명제가 그대로 성립하는데, 이를 쌍대 원리(Principle of Duality)라고 한다. 이를 도블에 그대로 번역하면 놀라운 일치가 드러난다.

사영기하학의 개념해석 A (표준 번역)해석 B (쌍대 번역)
점 $P \in \mathcal{P}$그림(기호)카드
직선 $\ell \in \mathcal{L}$카드(그림들의 집합)그림(그 그림이 그려진 카드들의 집합)
결합 $(P, \ell) \in \mathcal{I}$그림 $P$가 카드 $\ell$에 그려져 있다카드 $P$에 그림 $\ell$이 그려져 있다
공리 P2의 의미임의의 두 카드는 공통 그림을 정확히 1개만 공유한다임의의 두 그림은 함께 그려진 카드가 정확히 1장뿐이다
공리 P1의 의미임의의 두 그림은 함께 그려진 카드가 정확히 1장뿐이다임의의 두 카드는 공통 그림을 정확히 1개만 공유한다
  flowchart TD
    subgraph Affine["1. 고전 유클리드 / 아핀 평면"]
        A1["서로 다른 2개의 점은 유일한 1개의 직선을 결정"]
        A2["평행한 두 직선은 만나지 않음 (비대칭적 예외)"]
    end

    subgraph Completion["2. 사영 완비화 (데자르그 1639 & 퐁슬레 1822)"]
        B1["기울기 m인 각 평행선 다발에 무한원점 P_inf(m) 추가"]
        B2["모든 무한원점을 잇는 무한원직선 l_inf 추가"]
    end

    subgraph Projective["3. 유한사영평면 (P, L, I)의 공리계"]
        C1["공리 P1: 임의의 두 점은 유일한 직선을 공유"]
        C2["공리 P2: 임의의 두 직선은 유일한 점에서 교차"]
        C3["공리 P3: 어느 세 점도 한 직선 위에 없는 4점 존재"]
    end

    subgraph Dobble["4. 『도블 (Spot It!)』 카드 게임으로의 번역"]
        D1["점 P  <--->  그림 (심볼)"]
        D2["직선 l  <--->  카드 (그림들의 부분집합)"]
        D3["어느 두 카드를 뽑아도 정확히 단 하나의 그림에서 교차!"]
    end

    Affine --> Completion
    Completion --> Projective
    Projective --> Dobble

제3장: 위수 $n$의 유한사영평면 개수 정리와 ‘파노 평면 $PG(2,2)$’

3.1 총 카드 수 공식 $N = n^2 + n + 1$의 엄밀한 유도

정리 3.1 (유한사영평면의 개수 정리): 임의의 유한사영평면 $(\mathcal{P}, \mathcal{L}, \mathcal{I})$에는 위수(Order)라 불리는 자연수 $n \ge 2$가 존재하여 다음을 만족한다.

  1. 모든 직선은 정확히 $k = n + 1$개의 점을 포함한다(카드 한 장당 $n+1$개의 그림).
  2. 모든 점은 정확히 $r = n + 1$개의 직선 위에 놓인다(그림 하나당 $n+1$장의 카드에 등장).
  3. 전체 점의 개수와 전체 직선의 개수는 같으며 다음과 같다. $$|\mathcal{P}| = |\mathcal{L}| = N = n^2 + n + 1$$

【증명 핵심】: 두 직선 $\ell_1, \ell_2$ 밖의 한 점 $O$를 중심으로 사영 대응 $X \mapsto Y$를 잡으면 전단사(일대일 대응)가 되어 모든 직선 위의 점의 개수가 $k = n + 1$로 일정함을 알 수 있다. 이제 기준점 $P_0 \in \mathcal{P}$ 하나를 고정하자. 평면 위의 $P_0$가 아닌 모든 점 $Q$는 공리 P1, P2에 의해 ‘$P_0$를 지나는 $n + 1$개의 직선’ 중 정확히 하나 위에만 놓인다. 각 직선에는 $P_0$를 제외하고 $n$개의 점이 있으므로, 전체 점의 개수는 다음과 같이 분할된다.

$$|\mathcal{P}| = \underbrace{1}_{\text{기준점 } P_0} + \underbrace{(n + 1)}_{P_0\text{를 지나는 직선 수}} \times \underbrace{n}_{\text{각 직선 위 } P_0 \text{ 이외의 점 수}} = n^2 + n + 1 \quad \blacksquare$$

도블은 한 장에 $k = 8$개의 그림이 있으므로 위수는 $n = k - 1 = 7$이며, 최대 카드 매수와 총 그림 수는 즉시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N = 7^2 + 7 + 1 = 49 + 7 + 1 = 57\text{장 (57종류의 그림)}$$

3.2 최소의 유한기하: 파노 평면 $PG(2, 2)$ ($n = 2$, 7장짜리 미니 도블)

$n = 2$일 때 우리는 1892년 이탈리아 수학자 지노 파노(Gino Fano)가 발견한 세계 최소의 사영평면 파노 평면(Fano Plane, $PG(2, 2)$)을 얻는다($k = 3$개 그림, 총 $N = 2^2 + 2 + 1 = 7$장).

  • 방법 A (3비트 이진 벡터 $\mathbb{F}_2^3 \setminus \{\mathbf{0}\}$): 영벡터 $(0,0,0)$을 제외한 7개의 3비트 이진 벡터를 점으로 두고, 세 벡터의 비트 XOR 합이 $u \oplus v \oplus w = (0,0,0)$이 되는 세 점을 한 장의 카드로 묶는다.
  • 방법 B (순환 차집합 $\{1, 2, 4\} \pmod 7$): 7개의 그림에 $0 \sim 6$ 번호를 붙이고 첫 번째 카드를 $\ell_0 = \{1, 2, 4\}$로 잡는다. $\{1, 2, 4\}$의 두 원소 차 $\pmod 7$이 $1 \sim 6$을 정확히 한 번씩 덮으므로, $+i \pmod 7$씩 순환 이동하면 7장의 카드가 완성된다.
카드 번호순환 이동 $\ell_i = \{1+i, 2+i, 4+i\} \pmod 7$카드에 그려진 3개 그림파노 평면 다이어그램에서의 기하학적 형태
카드 $\ell_0$$+0$$\{1, 2, 4\}$정삼각형의 외곽 변 1
카드 $\ell_1$$+1$$\{2, 3, 5\}$정삼각형의 외곽 변 2
카드 $\ell_2$$+2$$\{3, 4, 6\}$정삼각형의 외곽 변 3
카드 $\ell_3$$+3$$\{4, 5, 0\}$꼭짓점과 대변 중점을 잇는 중선 1
카드 $\ell_4$$+4$$\{5, 6, 1\}$꼭짓점과 대변 중점을 잇는 중선 2
카드 $\ell_5$$+5$$\{6, 0, 2\}$꼭짓점과 대변 중점을 잇는 중선 3
카드 $\ell_6$$+6$$\{0, 1, 3\}$세 변의 중점을 지나는 내접원 (일곱 번째 직선!)

제4장: 갈루아 체 $\mathbb{F}_q$ 위의 동차좌표와 57장 『도블($n=7$)』의 완전 설계

4.1 갈루아 체(유한체) $\mathbb{F}_q$와 소수 거듭제곱 법칙

일반적인 위수 $n = q$에서 사영평면 $PG(2, q)$를 대수적으로 건설하려면 사칙연산(0이 아닌 원소의 나눗셈 포함)이 닫혀 있는 유한 집합, 즉 에바리스트 갈루아(Évariste Galois)의 이름을 딴 갈루아 체 $\mathbb{F}_q = GF(q)$가 필요하다.

$$q = p^r \quad (p\text{는 소수}, \; r \in \{1, 2, 3, \dots\})$$

$q = p$가 소수일 때는 $\mathbb{F}_p = \mathbb{Z}/p\mathbb{Z}$(모듈러 $p$ 연산)이고, $q = 4, 8, 9$ 같은 합성 소수 거듭제곱일 때는 기약다항식 몫환 $\mathbb{F}_p[x]/(f(x))$로 구성된다. 반면 $q = 6, 10, 12, 14, \dots$처럼 소수 거듭제곱이 아닐 때는 유한체 $\mathbb{F}_q$가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다!

4.2 동차좌표 $[x : y : z]$와 도블($q = 7$)의 57장 완전 레시피

3차원 벡터 공간 $\mathbb{F}_q^3 \setminus \{\mathbf{0}\}$에서 상수배 동치관계 $(x,y,z) \sim (\lambda x, \lambda y, \lambda z)$($\lambda \in \mathbb{F}_q^\times$)로 묶은 동차좌표 $[x : y : z]$는 총 $\frac{q^3-1}{q-1} = q^2 + q + 1$개의 점을 만들고, 선형방정식 $ax + by + cz = 0$은 $q^2 + q + 1$개의 직선(카드)을 만든다.

도블($q = 7$, $\mathbb{F}_7 = \{0, 1, 2, 3, 4, 5, 6\} \pmod 7$)의 57개 그림과 57장 카드는 다음과 같이 완벽히 분해된다.

  • 57개의 그림(점): $z \neq 0$을 정규화한 49개의 아핀 격자점 $P_{x,y} = [x : y : 1]$ ($x, y \in \mathbb{F}_7$) + $z = 0$인 8개의 무한원점 $I_m = [1 : m : 0]$ ($m \in \mathbb{F}_7$) 및 $I_\infty = [0 : 1 : 0]$.
  • 57장의 카드(직선):
    1. 49장의 사선·수평선 카드 $L_{m,b}$: 직선 $y \equiv mx + b \pmod 7$ 위의 격자점 7개 + 무한원점 $I_m$ (총 8개 그림).
    2. 7장의 수직선 카드 $V_c$: 직선 $x \equiv c \pmod 7$ 위의 격자점 7개 + 수직 무한원점 $I_\infty$ (총 8개 그림).
    3. 1장의 무한원직선 카드 $L_\infty$: 8개의 무한원점 $\{I_0, \dots, I_6, I_\infty\}$를 모두 모은 지평선 카드.

(또는 싱어의 정리(Singer’s Theorem, 1938)에 의해 모듈러 57의 순환 차집합 $D = \{0, 1, 3, 13, 32, 36, 43, 52\} \pmod{57}$에 $+1 \pmod{57}$씩 더해 57장을 즉시 생성할 수도 있다!)

왜 시판용 도블은 57장이 아니라 55장일까? 57장의 사영평면에서 임의의 2장을 빼도 나머지 55장 사이의 ‘임의의 두 카드는 단 하나의 그림만 공유한다(공리 P2)‘는 규칙은 완벽히 유지된다. $57 = 3 \times 19$보다 $55 = 5 \times 11$(또는 2세트 $110 = 10 \times 11$)이 인쇄소의 대형 다이커팅 시트 배열에 훨씬 경제적이며, 플레이어 간 카드 균등 분배에도 유리하기 때문에 제조사가 의도적으로 2장을 제외한 것이다.


제5장: 조합 디자인, 오일러의 36장교 문제, 브룩-라이저-초울라 정리와 미해결 난제

5.1 균형 불완전 블록 디자인(BIBD), 직교 라틴 방진(MOLS)과 $n = 6$의 붕괴

로널드 피셔(Ronald Fisher)의 블록 디자인 이론에서 유한사영평면은 피셔 부등식($b \ge v$)의 등호가 성립하는 대칭 $(n^2+n+1, n+1, 1)$-BIBD이자 슈타이너 시스템 $S(2, n+1, n^2+n+1)$이다. 또한 보스(R. C. Bose, 1938)의 동치 정리에 의해 다음이 성립한다.

정리 5.1 (사영평면과 상호 직교 라틴 방진 MOLS의 동치성): 위수 $n$의 유한사영평면이 존재할 필요충분조건은 위수 $n$의 상호 직교 라틴 방진(MOLS)이 $n - 1$개 존재하는 것이다.

최초의 비(非)소수 거듭제곱인 $n = 6$(카드당 그림 $k = 7$개, 총 $N = 43$장)을 보자. 위수 6의 사영평면이 존재하려면 5개의 상호 직교 라틴 방진이 필요하지만, 1782년 오일러의 ‘36인의 장교 문제’(단 2개의 직교 6차 라틴 방진을 찾는 문제)를 1900년 프랑스의 가스통 타리(Gaston Tarry)가 9,408가지 경우의 수를 전수 조사하여 “단 2개의 직교 라틴 방진조차 존재하지 않는다”고 증명함으로써 $n = 6$의 불가능성이 확정되었다.

5.2 브룩-라이저-초울라 정리(1949)와 크레이-1 슈퍼컴퓨터의 $n = 10$ 해결(1989)

1949년 리처드 브룩(Bruck), 허버트 라이저(Ryser), 사르바다만 초울라(Chowla)는 결합행렬 항등식 $M M^\top = n I_N + J_N$에 유리수 이차형식 이론을 적용해 역사적인 비존재 정리를 증명했다.

$$n = a^2 + b^2 \quad (a, b \in \mathbb{Z})$$

이 정리는 $n = 6$ ($6 \neq a^2+b^2$), $n = 14$ ($14 \neq a^2+b^2$), $n = 21, 22, 30, \dots$을 단숨에 불가능으로 판정한다! 그러나 $n = 10$(카드당 그림 11개, 총 111장)은 $10 \equiv 2 \pmod 4$이면서 동시에

$$10 = 1^2 + 3^2 = 1 + 9$$

를 만족하여 정리 5.2를 통과해 버렸다! 이 난제를 풀기 위해 MacWilliams, Sloane, Thompson(1970)은 $111 \times 111$ 결합행렬이 생성하는 이진 선형 부호 $\mathcal{C} \subset \mathbb{F}_2^{111}$의 무게 다항식을 분석했고, 마침내 캐나다 콩코디아 대학교의 클레멘트 람(Clement W. H. Lam) 연구팀이 크레이-1A(Cray-1A) 슈퍼컴퓨터로 약 2,000시간 동안 탐색한 끝에 1989년 “위수 10의 유한사영평면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최종 증명했다.

반면 그 다음 비소수 거듭제곱인 $n = 12$(카드당 그림 13개, 총 157장)는 $12 \equiv 0 \pmod 4$이므로 브룩-라이저-초울라 정리의 제약도 받지 않으며, 탐색 공간이 너무나 거대해 현존하는 모든 슈퍼컴퓨터로도 접근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위수 12의 유한사영평면 존재 여부는 현대 수학의 가장 유명한 미해결 문제(소수 거듭제곱 추측 PPC)로 남아 있다!

  flowchart TD
    Start["목표: 카드 1장당 k = n + 1개의 그림을 그려<br/>최대 N = n^2 + n + 1장의 도블(위수 n의 사영평면)을 만들 수 있는가?"]
    CheckPP{"위수 n이 소수 거듭제곱인가?<br/>n = p^r (p는 소수, r >= 1)"}
    ConstructGF["【존재 확정 (YES)】<br/>갈루아 체 F_q 위의 동차좌표로 PG(2, q) 완벽 구성 가능!<br/>예: n=2 (7장), n=3 (13장), n=4 (21장), n=5 (31장),<br/>n=7 (도블 57장), n=8 (73장), n=9 (91장)"]
    CheckBRC{"n mod 4가 1 또는 2인가?"}
    CheckSumSq{"n을 두 정수의 제곱합으로 쓸 수 있는가?<br/>n = a^2 + b^2"}
    RejectBRC["【비존재 확정 (NO)】<br/>브룩-라이저-초울라 정리 (1949)에 의해 절대 불가능!<br/>예: n=6 (그림 7개·43장 / 오일러 36장교·Tarry 1900),<br/>n=14 (그림 15개·211장), n=21, 22, 30..."]
    Case10{"n = 10 인가?<br/>(10 = 1^2 + 3^2)"}
    Reject10["【비존재 확정 (NO)】<br/>부호 이론 + Cray-1 슈퍼컴퓨터 2,000시간 계산으로 비존재 증명!<br/>(Clement Lam 외, 1989 / 그림 11개·111장 불가능)"]
    OpenProblem["【현대 수학의 미해결 난제 (OPEN)】<br/>소수 거듭제곱 추측 (PPC)의 최전선!<br/>최소 미해결 위수: n = 12 (그림 13개·157장),<br/>그 외 n = 15, 18, 20, 24, 26..."]

    Start --> CheckPP
    CheckPP -- "예" --> ConstructGF
    CheckPP -- "아니오 (n = 6, 10, 12, 14...)" --> CheckBRC
    CheckBRC -- "예 (n ≡ 1, 2 mod 4)" --> CheckSumSq
    CheckSumSq -- "아니오" --> RejectBRC
    CheckSumSq -- "예 (n = 10, 18, 26...)" --> Case10
    Case10 -- "예 (n = 10)" --> Reject10
    Case10 -- "아니오 (n = 18, 26...)" --> OpenProblem
    CheckBRC -- "아니오 (n ≡ 0, 3 mod 4: n = 12, 15...)" --> OpenProblem

5.3 위수 $n = 2 \sim 14$ 유한사영평면(일반화 도블) 완전 분류표

위수 $n$카드당 그림 수 $k = n+1$최대 카드 및 총 그림 수 $N = n^2+n+1$존재 여부수학적 구조 및 존재/비존재 증명 근거
$n = 2$$3$$7$존재 (유일)소수 $2$: 최소 사영평면 ‘파노 평면 $PG(2, 2)$’
$n = 3$$4$$13$존재 (유일)소수 $3$: $\mathbb{F}_3$ 위의 사영평면 $PG(2, 3)$
$n = 4$$5$$21$존재 (유일)소수 거듭제곱 $2^2$: 확대체 $\mathbb{F}_4$ 위의 $PG(2, 4)$
$n = 5$$6$$31$존재 (유일)소수 $5$: $\mathbb{F}_5$ 위의 $PG(2, 5)$
$n = 6$$7$$43$비존재 (불가능)$6 \equiv 2 \pmod 4$ 및 $6 \neq a^2+b^2$. 오일러 36장교 문제 / Tarry (1900) / Bruck-Ryser (1949)
$n = 7$$8$$57$존재 (유일)소수 $7$: $\mathbb{F}_7$ 위의 $PG(2, 7)$. 시판 게임 『도블』(제품판은 55장 수록)
$n = 8$$9$$73$존재 (유일)소수 거듭제곱 $2^3$: 확대체 $\mathbb{F}_8$ 위의 $PG(2, 8)$
$n = 9$$10$$91$존재 (총 4종)소수 거듭제곱 $3^2$: $PG(2, 9)$ 외 3종의 비(非)데자르그 평면(Hall, 쌍대 Hall, Hughes 평면)
$n = 10$$11$$111$비존재 (불가능)$10 = 1^2+3^2$를 만족하나, Lam 연구팀(1989)이 Cray-1 슈퍼컴퓨터 2,000시간 계산으로 비존재 증명
$n = 11$$12$$133$존재소수 $11$: $\mathbb{F}_{11}$ 위의 $PG(2, 11)$
$n = 12$$13$$157$【미해결 난제】$12 \equiv 0 \pmod 4$이므로 정리 5.2 적용 불가. 인류가 직면한 최소의 미해결 위수!
$n = 13$$14$$183$존재소수 $13$: $\mathbb{F}_{13}$ 위의 $PG(2, 13)$
$n = 14$$15$$211$비존재 (불가능)$14 \equiv 2 \pmod 4$ 및 $14 \neq a^2+b^2$. 브룩-라이저-초울라 정리에 의해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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