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세계에는 언뜻 보기에 단순해 보이지만 수 세기 동안 수학자들을 괴롭혀 온 미해결 문제들이 존재합니다. ‘타일링(Tessellation)‘에 관한 문제도 그중 하나로, 순수 기하학의 틀을 넘어 물리학과 재료 과학에까지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글에서는 비주기적 타일링의 역사와 결정학에서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타일링 문제의 기초
평면을 빈틈없이, 그리고 겹치지 않게 도형으로 채우는 것을 ‘타일링’이라고 합니다. 가장 단순한 예는 정사각형이나 정삼각형을 이용한 ‘주기적’ 타일링으로, 특정 방향으로 평행 이동함으로써 패턴이 무한히 반복됩니다.
graph TD
A["타일링"] -- "평행이동으로 겹침" --> B["주기적 타일링"]
A -- "평행이동으로 안겹침" --> C["비주기적 타일링"]
B -- "정다각형" --> D["정사각형, 정육각형 등"]
C -- "여러 종류의 타일" --> E["펜로즈 타일"]
C -- "단일 종류의 타일" --> F["아인슈타인 타일"]
비주기적 타일링의 탐구
1961년 수학자 하오 왕(Hao Wang)은 ‘왕의 타일(Wang tiles)‘을 고안하여 비주기적 타일링의 가능성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이후 1970년대에 로저 펜로즈는 단 두 가지 형태(연과 다트)의 타일만을 사용하여 비주기적으로만 평면을 채울 수 있는 ‘펜로즈 타일’을 발견했습니다. 이 발견은 국소적 동형성과 황금비가 곳곳에 나타나는 놀라운 수학적 성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결정학의 패러다임 전환: 준결정의 발견
오랫동안 펜로즈 타일은 수학적 유희로 여겨졌지만, 1982년 단 셰흐트만(Dan Shechtman)은 알루미늄-망간 합금에서 ‘10회 대칭성’을 나타내는 회절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주기적 구조에서는 불가능한 이 대칭성은 정확히 3차원 비주기적 타일링과 같은 구조였습니다. 이 ‘준결정(Quasicrystal)‘의 발견으로 셰흐트만은 2011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아인슈타인 문제와 2023년의 획기적 발견
펜로즈의 발견 이후, “단 한 종류의 타일만으로 비주기적으로 평면을 채울 수 있을까?“라는 ‘아인슈타인 문제(독일어 ein stein, 하나의 돌에서 유래)‘가 제기되었습니다. 수십 년간 미해결 상태였으나, 2023년 데이비드 스미스(David Smith) 등의 팀이 ‘모자(The Hat)‘라고 불리는 13각형 단일 타일을 발견하며 마침내 증명되었습니다. 몇 달 후에는 거울상이 필요 없는 ‘스펙터(Spectre)’ 타일도 발견되어 기하학 역사에 새로운 페이지를 장식했습니다.
이러한 수학적 발견들은 단순한 퍼즐이 아니며, 새로운 메타물질 및 미지의 물리적 특성을 가진 신소재 개발로 이어질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